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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와 같이 가다가 가장 마지막으로 자리 잡았다는 갈대는 이곳에 와서 멈추었나 봅니다. 하늘하늘거리면서 매서운 바람도 이겨내고 넘어지고 밟히면서도 그 자리에서 대를 세우고 서 있는 갈대는 고령여행에서 빠지면 아쉬운데요. 



이곳은 고령군의 우곡면이 위치한 곳으로 강변길이 옆으로 잘 조성이 되어 있습니다. 


곡면은 달성군 구지면, 합천군 덕곡면과 함께 3도 3개군이 접하고, 700리 낙동강과 고령의 회천이 합류하는 고령군의 최남단 지역이기도 합니다. 



갈대도 보이고 억새도 보이고 그런 길입니다.



저 멀리까지 시원하게 열려 있어서 걷기에 좋은 곳인데요. 한겨울이 오기전에 한 번 방문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가 떠나지만 갈대는 여전히 이곳에 남아서 다시 찾아올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람만이 찾아오지 않는 이곳은 겨울이 오면 불현듯 날아드는 고니, 청둥오리, 검은 머리 물떼새 등 철새들이 갈대와 함께 하는 곳입니다. 



갈대에게는 시간이 무진장 많이 있을 듯 합니다. 사람들은 생업이 있기에 시간을 끝없이 쓸 수 없지만 갈대는 꼭 지금 해야만 하는 일이 없죠. 갈대밭에 와서 누군가가 고민을 이야기하면 그 사람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을 여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오직 갈대이기에 가능합니다. 



물억새는 억새와는 달리 습지에서 무리 지어 사는데 갈대와 억새를 구분하는 방법은 꽃의 색깔이 흰색에 가까우면 억새, 키가 큰 편이고 꽃의 색깔이 갈색에 가까우면 갈대로 구분하면 됩니다. 







억새풀은 높은 곳에서 만날 수 있고 갈대는 아래에서 만날 수 있다고 하는데요. 높은 곳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온전히 받더라도 견딜 수 있는 억새와 친구였다는 갈대는 억새와 헤어진 후 내려가다가 더 이상 갈 수가 없어서 바다가 보이는 강가에 자리를 잡고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내면이 아름다운 사람은 이렇게 자신도 모르게 형형색색의 아우라가 풍겨 나오면서 아름답게 변해가게 된다고 하는데 저도 이 길을 걷다보니 그렇게 변하는 듯 합니다. 





평생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얼마나 좋은가요. 휴식이 있는 트래킹은 피크닉의 가장 좋은 장점입니다. 즐거운 풍광을 뒤로 한채 무언가를 깔고 그 위에서 간단하게 먹는 브런치는 소소한 행복 그 자체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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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린세상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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