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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미산은 공주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산으로 높지는 않지만 약간 가파른 곳입니다. 그곳에서는 매년 미술을 주제로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가 열리는데요. 굳이 멋진 작품을 감상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가을을 즐기기 위해 잠시 돌아본다는 생각으로 가시면 좋습니다. 



저는 가을 산행을 즐긴다 생각하고 연미산을 찾아왔다가 의외의 미술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잠시 조형물 사이에 무엇이 있는지 빼곰히 들여다 봅니다.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의 올해 주제는 건축과 미술의 두 영역을 분석하고 연결관계를 다룬 '자연-사적 공간-셸터'전이라고 합니다. 



비오는 가을날의 아침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의 흔적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이제 저만의 시간을 가져보는 순간입니다.  자연과 큐브라는 두 가지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특정 부분을 부각하고 나머지는 배제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합니다. 



연미산의 정상을 올라가 본 적은 있지만 이날은 조금 수월하게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비가 오고 나서 그런지 몰라도 나무들과 풀들의 색깔이 더 진하게 느껴집니다. 



 자연 순응형 설계의 건축물들은 그 구조의 변형을 통해 에너지나 바람, 태양열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데 있습니다. 



사랑을 안 해본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안나네요. 누군가를 또는 무엇인가를 사랑하는 그 순간, 세상은 온통 너그럽게 보이죠. 굳이 내가 사랑의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때론 즐거워지는 것이 사랑입니다. 연미산의 미술을 보는 것도 사랑입니다.



연미산 산기슭에는 생물의 다양성을 담은 새 셸터, 한국식 대나무 브로흐-찻집, 현지의 자재들인 목재, 대나무, 갈대를 이용해 관람객에게 따뜻하고 아늑한 셸터를 표현한 고슴도치등도 있습니다. 



천천히 돌아보면서 이 곳을 어떻게 표현할지 생각을 곰곰히 해봅니다. 시간을 담는 것, 그것은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오랜 시간을 들여 생각을 해야 하고, 그렇게 쓴 글들을 다시 보면서 다듬어야 하니까요.



거대한 새의 모습에서 무언가 샤머니즘적인 모습도 엿보입니다. 나무로 얼키설키 엮어서 만든 거대한 새입니다.



이번달 30일까지 이곳의 미술전은 특별기획전 (사이언스 월든-자본, 영상전 '바람'), 자연미술 심포지엄 (초대작가 프레젠테이션, 초대작가 인터뷰, 초대작가 문화답사), 자연미술 국제학술세미나. 국제 자연미술 워크숍, 자연미술 교육프로그램, 부대전시 (자연미술 큐브 전, 2018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프로젝트전, 찾아가는 자연 미술전, 역대 비엔날레 작품 상설전)등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마치 우주선처럼 만들어졌는데요. 저 우주선의 안쪽으로 들어가면 마치 우주정거장속에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을 받겠네요.



작품들을 감상하고 조심스럽게 걸어서 내려갑니다. 나무 계단으로 내려가는 길은 운치 있으면서도 마음에 여유를 선사합니다.





물질로 따지는 가난은 아무래도 불공평한 느낌이 들지만 이렇게 열린 공간에서 누구나 만날 수 있게 하는 자연속의 작품들은 제 마음을 풍요롭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언젠가 다시 한 번 이곳을 찾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흐르는 세월 속에서 내년에는 새롭게 단장을 하겠지만 연미산으로 들어오는 담장만큼은 여전히 낮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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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린세상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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