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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미라는 표현은 바다 위에 낀 아주 짙은 안개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아름다운 여행지인 서산의 한 곳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과 교황청의 국제성지 승인을 계기로 주목받는 해미국제성지를 내포 지역 역사·문화·종교·관광 자원과 연계해 세계인이 찾는 명소로 개발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가을이어서 너무 하늘이 맑고 청명합니다. 청명한 하늘을 보면서 길을 걷는 것은 가을의 매력입니다. 가을분위기가 서산의 해미성지에도 찾아와 있었습니다.  

해미순교성지 앞에 자리한 생명의 나무는 지난 2014년 프란치스쿄 교황의 방문을 기념하여 만들어진 조형물입니다.  순교한 사람을 순교자(殉敎者)라 하는데 순교(殉敎)는 어느 종교에서 자신이 믿는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 죽음을 선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평일에도 항상 사람들이 찾아오는 성지인데요. 서산을 대표하는 성지이지만 종교와 상관없이 사람들이 찾아와서 그 의미를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도와 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과 교황청의 승인으로 국제성지가 된 해미읍성을 내포지역 역사·문화·종교·관광 자원과 연계해 세계적인 명소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1866년(조선 고종 3) 병인박해(丙寅迫害) 이후 1882년(고종 19) 사이에 진행된 천주교 박해 때 충청도 각 고을에서 붙잡혀온 천주교 신자 1000여 명이 생매장당한 곳이 서산의 여숫골이라는 곳입니다. 

이곳을 걸어서 내려가면 여숫골이라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걷다보면 만나볼 수 있는 이름 모를 야생화들. 야생화는 무명 순교자를 상징하는 꽃입니다. 길을 걷다 야생화를 보게 되면 무명 순교자를 기억해볼 수 있습니다. 

무명순교자의 집도 만들어져 있습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이름이 있지만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채 죽어간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 이름을 기억하는 공간입니다. 

천천히 여숫골이라고 불렸던 공간으로 걸어서 들어가봅니다. 무명순교자는 행적이 기록으로 남지 않았기 때문에 사료(史料)에 등장하는 평범한 신앙인들의 모습을 토대로 이들의 삶을 짐작해 볼 수만 있습니다. 

희생되었던 사람들의 모습도 기념비로 세워져 있습니다. 기록을 살펴보면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1866년 병인박해 당시 조선왕조실록에도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어리석고 우둔한 무리들이 성사나 영세와 여러 가지 의식을 달게 여기고 있다”고 기록도 있습니다. 

오래전에 이곳에서 군졸들은 충청도 각지에서 끌려온 신자들을 빠르게 처형하기 위해 깊은 구덩이를 파고 한꺼번에 생매장했다고 합니다. 팔을 묶어 진둠벙이라는 웅덩이에 수장하고, 자리개질로도 죽였던 것입니다. 이 처형의 흔적들이 현재 해미성지에 보존이되어 있습니다.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지만 조용히 걷기에 좋고 가을에 방문하기에 좋은 성지길입니다. 사시사철 푸른 나무도 있지만 단풍이 들어가기 시작한 나무도 보입니다. 가을이라는 계절은 매년 찾아오지만 매번 기분이 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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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린세상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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