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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의 순창 금과면이라는 곳은 처음 가보았습니다. 마을의 분위기를 보면 이 곳의 포근함을 알 수 있던 곳이었습니다. 귀신 또는 저승을 소재로 활용하고 있는 설공찬전의 배경지가 이곳이라고 합니다. 강직한 언관의 길을 걷던 실제 인물 채수는 중종반정 직후 관직을 버리고 처가인 함창(지금의 상주)에 은거하였는데, 거기에서 쾌재정을 짓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소설을 빌어서 표현했던 것입니다. 

 

삶의 이야기와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 교류하고 있는 동창의 성이 설 씨여서 그런지 순창의 금과면이라는 지역을 배경 공간으로 삼아 이 곳을 관향으로 하는 설 씨 집안의 실화라고 해서 설공찬전이라는 소설에 관심이 갔습니다.

 

 

 

등장인물도 실존 인물과 허구적 인물을 교묘히 배합해 설정한 이 소설은 조선시대 유교의 사회체제를 비틀어서 표현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유교이념으로는 영혼과 사후세계를 설명할 수가 없지만 불교로는 설명할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숭유억불의 조선시대에 배척받아왔습니다. 

 

금오신화에 이어 두 번째로 나온 소설인 설공찬전이 가지는 국문학사적 가치는 지대하다고 합니다.  

 

 

 

 

국문본은 한글로 표기된 최초의 소설(최초의 국문 번역소설)로서 후에 소설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시대상을 풍자하였고 유교사회에 반하였기 대문에 조선 최초의 금서로 규정되었었다고 합니다. 

 

 

금과면은 그냥 거닐어도 괜찮은 풍광의 여행지이기도 합니다. 

 


그 배경지중 하나라는 삼외당으로 올라가 보았습니다. 금과면에 오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정자가 있습니다. 선조대 봉정대부로 임진왜란 때 공을 세운 순창 출신 홍함이 세운 정자라고 합니다. 작품 내용 중에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주인공 공찬의 혼령이 전하는 저승 소식이며 여성이라도 글만 할 줄 알면 얼마든지 관직을 받아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은 깨달은 자에 대한 공정함이랄까요.

 

 

 

 

공정이 시대의 아이콘이 된 요즘 생각해볼 만한 대목입니다. 공정은 어린아이와 어른이 같은 선상에서 출발하는 공평이 아니라 여러 가지를 고려해 배려해주어서 같은 선상에 놓인 것과 같은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정자까지 올라와서 내려다보면 금과면이 보입니다. 정자는 방이 없는 형태로 사방이 뚫려 있습니다. 주변의 고목에 왜 이렇게 새가 많은지 새소리만 들리는 곳이었습니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의 영혼이 잠시 지상에 나와 자신의 경험을 진술한다는 점에서 매우 개성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선시대의 한글소설로 대표적인 것은 허균의 홍길동전인데 그 이전 작품으로 설공찬의 이야기를 그린 설공찬전이라는 작품도 있었습니다. 소설은 현실에서 하지 못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매력이 있습니다.

 

 

올해 순창군은  '삼외당', '여암 신경준 묘역', '정부인 진주 강 씨 묘역 및 석물' 3건에 대해 역사적·학술적 의미, 문화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를 인정해 순창군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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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린세상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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