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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도시 통영은 예술의 도시다. 음악의 윤이상, 소설의 박경리, 미술의 전혁림 등 수많은 예술가들이 머물렀고 잠시 머무르더라도 통영을 사랑했던 예술가들이 많았다. 그래서 통영만의 맛은 그 독특함과 오래된 전통을 유지해오고 있다. 이날 먹어본 통영의 시래깃국은 묘하게 음악과 어울렸는데 그 음악은 클라우디오 몬테르베르디의 "당신을 보고"라는 클래식이다. 르네상스 시대에 유행했던 다성 음악을 벗어나 반주에 맞춘 단일한 선율선을 통해 언어와 감정을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느낌이다. 

낮시간에 왔더니 배가 출출해서 시락국 한 그릇을 먹어보려고 합니다. 

사람을 중심에 둔 클래식을 들으면서 통영의 서호시장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통영 서호시장은  ‘통영’하면 생각나는 감칠맛 나는 먹을거리와 아름다운 명소들, 그리고 훈훈하고 정겨운 사람의 내음을 대표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서호전통시장은 1984년 1월 26일 개설 등록되어 현재까지 우리시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그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1946년도에 시장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올해로 70년이 되는  오래된 시장입니다. 

 

 

도시 사람들은 보통은 시래기국으로 알고 있는데 통영 같은 곳은 시락국이라고 부르고 있었습니다.  ‘시래기’라는 이름은 ‘쓰레기’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는데, 김장 등을 끝내고 남은 무청을 이용하여 만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본래는 무청이나 배춧잎을 말린 것을 뜻하지만, 배춧잎 말린 것을 ‘우거지’라고 부르면서 시래기는 자연히 무청을 말린 것을 말하게 된 것입니다. 

 


이 음식점은 저렴한 가격에 통영을 대표하는 맛을 모두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시락국은 물론이고 통영의 충무김밥에 들어가는 재료가 모두 이곳에 있었습니다. 마치 미니 뷔페 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기사식당처럼 보이지만 더 정성이 들어가 있습니다. 저는 이 음식점을 위해 단 한 번만을 취사선택해서 먹어보았습니다. 달콤한 쪽파를 비롯하여 계란말이도 있습니다. 

 

시락국에 자신의 기호에 따라 다양한 식재료를 넣어서 먹어볼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자신의 기혹에 따라 자신만의 시락국을 먹고 있었습니다. 

 

 

뷔페식을 지향하는 곳이지만 사람들은 모두 조용하게 자신의 식사만 하고 있더라구요. 

 


비타민 A,B,C,E가 풍부하고 칼슘과 철분도 식이섬유도 최고로 풍부하니 항산화 식품 항암식품이라고 불리는 시락국은 살짝살짝 풍기는 구수하고 진득하고 칼칼하고 시원하고 감칠맛 납니다. 

 


시락국이라는 것이 과거에는 하찮게 여겨졌던 시래기가 들어가지만 서민의 맛으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김장을 위해 무, 배추를 손질하다가 버릴 듯 버릴 것 같은, 버릴 수 없는 무청이나 배추 겉잎을 말려두었다가 겨우내 음식 재료로 사용하던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 시락국이 사람들의 입소문을 통해 지금은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밥 한 그릇을 잘 말아서 시락국을 가져온 반찬과 함께 먹어보았습니다. 여러 가지 반찬이 있지만 역시 충무김밥에 들어가는 오징어와 무가 가장 잘 맞아 보입니다. 이 시락국은 도시에서 먹는 혹은 지역에서 먹는 맛과는 조금 다른 것이 특징입니다. 직접 먹어보니 살짝 더 바다 맛에 가까운 느낌이었습니다. 참 지역마다 다른 맛이 있다는 것이 묘한 감성이 들더라구요. 

국밥 한 그릇을 먹고나니 식혜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식혜도 하나 구입해서 먹으면서 돌아다녀 봅니다. 


먹고 나오는 길에 서호전통시장을 둘러보니 말려지고 있는 생선들과 함께 반건조 생선들이 눈에 뜨였습니다.

 

 

역시 통영은 바다의 고향이며 음악의 고장이기도 하다는 말이 맞습니다. 먹어본다 먹어 본다 하면서도 먹어보지 못했던 시락국을 먹으니 이제야 밀려 있는 맛을 본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생각해보면 결국 먹기 위해 살아가기에 잘 먹고 살기 위해 맛을 찾아야 하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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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린세상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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