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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길이 관통하는당진시의  우강면과 합덕읍 일원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곡창지대 중 하나로 수확의 계절 가을에는 황금물결로 넘실거리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은 평야를 이루게 되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본격적인 가을의 시간이 지나 이제 수확을 끝냈기에 황금물결을 볼 수 있는 곳들은 사라졌지만 아직도 그 여운은 남아 있습니다. 

 

같은 장소를 보면서도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고 다른 글을 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혀 다른 관점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합니다. 당진이라는 곳은 한국 천주교의 못자리이자 요람이라 불리는 많은 천주교 문화유산이 자리 잡고 있어서 저에게도 마음의 안식을 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자주 찾아가는 곳이면서 사색하기에 좋은 당진 신리성지는 가을이 오면 새로운 옷을 갈아입은 것을 볼 수가 있어서 좋습니다.

 

 

 

발길 닿는 곳마다 가을이 내려앉아 있고 가을의 색깔과 향기에 매혹될 때 때론 햇빛이 환하게 그리고 숭고하게 쏟아지는 길을 걷는 것만으로 좋은 시기입니다. 

 


다블뤼 주교의 숨결이 깃든 신리성지는 한국 천주교 초기의 중심지 중 하나였던 합덕읍 신리에 자리하고 있는 곳입니다. 순교미술관 전망대에 올라서면 여름에는 푸르른 들판을 가을에는 넘실거리는 황금물결을 마주하며 성지가 주는 마음의 안정·정적인 분위기와 함께 눈앞에 펼쳐진 탁 트인 풍경을 보고 있으면 신리성지만이 주는 힐링과 감성이 있습니다. 

어떤 것들은 성장하기 위해 속을 비운다고 합니다. 대나무가 그러하고 한국음식에서 빠지지 않는 파가 그러하다. 속을 잘 비워낼수록 잘 성장할 수 있듯이 어떤 것들을 비워야 채워질 수가 있듯이 신리성지와 같은 곳은 비움이 있어서 더욱더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듯 합니다.  

 


신리는 조선에서 가장 큰 교우 마을이었으며, 선교사들의 비밀 입국처이기도 했기에  '조선의 카타콤바(로마시대 비밀교회)'로 불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신리성지는 어떤 관점에서 보면 잔디 위의 미술관과 같이 보이기도 하고 그림 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신리성지 미술관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성화 미술관으로 전시장에는 다섯 성인의 영정화와 순교기록화 13점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다블뤼 주교였습니다. 

 


신리성지에는 주교관 옆으로는 성당이 자리하고 있는데 성당 측면 벽에는 '짐 진 자 들아 내게로 오라'는 듯 두 팔 벌린 조각상이 붙박여 있었는데 그 앞에 제단이 놓여 있습니다. 고풍스러움이 아니라 유럽의 어느 한적한 전원 풍경에서나 느낄 법한 소박함과 정겨움을 물씬 풍기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저도 성지탐방을 주기적으로 하고 있는데요. 신리성지는 주변에 있는 공원이 아니라 기도하는 공간으로 믿음에 대한 헌신에 경의를 표하는 곳이지만 모두에게 열려 있는 당진의 여행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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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린세상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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