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꽃 향기를 품은 합덕성당에서 탁트인 신리성지의 여행

드높은 하늘, 울긋불긋한 단풍잎이 사라져 가고 있지만 노오란 국화꽃이 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는 때입니다. 이제 스쳐 지나간다는 말이 어울리는 가을이 짧은 가을이 오롯을 만나보고 위한 좋은 때라고 합니다.  

아산 공세리 성당과 더불어 충청남도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인 합덕성당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곳입니다. 이국적이면서도 단정한 느낌을 받게 하는데 합덕성당은 이맘때면 다양한 모습의 국화꽃이 채워져 있습니다.

 

 

풍요의 계절에 들판을 채우고 있었던 황금빛 벼들이 수확되기 시작한 요즘에는 다채로운 색깔의 단풍나무들이 어느덧 잎을 떨구고 있으며 신선한 바람을 지나 스산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합덕 농촌테마파크 공원에서는 10월 28일부터 11월 6일까지 국화전시회가 진행될 예정으로, 가을의 국화를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10월 28일을 준비하면서 농촌테마파크 공원에 국화꽃이 채워지고 있는 현장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하늘을 보고 있으면 떨어질 때가 되어 떨어지는 낙엽들이 보이기도 합니다.  오감을 동원해 색깔이나 모습, 또는 향기를 품평하고, 살아가는 방식을 사람에 비유하며 꽃을 탐닉하는 것은 전에도 지금도, 미래에도 같을 것입니다. 

 

합덕성당에서 아래로 걸어서 내려오면 농촌테마공원이 나옵니다. 지금은 한참 국화축제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농촌의 문화와 다양한 농기구등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추국만향의 계절이라는 표현을 만들게 한 국화는 아쉬움이 남는 12월을 기다리게 하는 11월의 꽃이기도 합니다. 꽃 피기 전에 뿌리를 키우는 것이 국화라고 합니다. 우리는 꽃을 먼저 생각하고 그것을 먼저 보기를 원하지만 그렇게 하기 전에 뿌리를 키워야 합니다.  

 

무엇이든지 준비기간이 길수록 그 결실은 우아하고 따뜻한 온기까지 돌 수 있다고 합니다.  국화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고 또 우리나라 절화류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중요 품목이기도 합니다. 이제 신리성지를 찾아서 가봅니다. 신리성지는 항상 마음이 탁트이는 느낌을 받게 해주어서 좋습니다.  

 

 

조선 천주교 교회의 요람이라고 불리는 신리성지에는 손자선 생가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집 모양으로 만든 성인들을 위한 기도처도 5곳이 있고, 십자가의 길 14처가 있는 곳입니다. 

 

 

100여 년 동안의 박해를 겪음에도 불구하고, 신앙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버리고 깊은 산속에서 소규모의 신앙공동체를 이루기도 하였지만 가슴이 따뜻해지는 대표적인 당진의 여행지이기도 합니다. 

 

가을의 단풍잎이 마치 비가 내리듯이 떨어지고 있지만 곳곳에 아름다운 풍경을 간직한 버그내 순례길을 걷다 보면 누구나 마음의 안정과 위로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