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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새벽 의도하지 않게 황당한 일을 겪게 되었습니다.

대전 유성의 싸이언스 타운이라는 주상복합이 있는데요. 그곳에서 16일 새벽 3시 10분경 택시를 잡고 아파트 주소를 알려주고 이동을 한 것입니다. 문제는 저의 알콜 섭취량이 과해서 택시안에서 쪽잠을 자게 된 것이죠.

 

평소에도 견물생심이라고 도둑질을 하게 만드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 사람에게도 아주 약간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전 지갑을 보여주며 돈을 보여준적도 없고 클러치백 속에 안전하게 보관한 상태였습니다. 한 가지 실수가 있다면 사람을 믿은 것이죠.

 

얼마나 잤을까요? 깨어보니 분위기가 무척 이상했습니다. 술이 깨지 않았음에도 느끼는 묘한 긴장감에 무언가 잘못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고 앞에 택시기사는 잠깐 단잠에 빠져 있던 저에게 아무런 짜증도 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아...도착했어요?"

"예..도착했어요. 내리시면 되요." 순간 내가 언제 결제를 했나? 그런 기억이 전혀 없는데 말이죠. 술을 과하게 마시면 잘뿐이지 필름이 끊기지는 않거든요.

"택시비 내야죠."

"아니요. 내셨어요. 내리시기만 하면 되요." 내가 누구랑 같이 탔나? 대신 냈나?..폰을 보니 카드 결제내역은 없었습니다.

"아닌데..내지 않은것 같은데요." 하면서 뒤척뒤척 클러치백을 열려고 하자.

"내셨어요. 아까전에 내시고 다시 잤어요." 맞나?..내가 그 순간을 기억못한건가? 아니면 현금으로? 제 지갑에는 관리비등을 입금을 못한 30만원을 포함해 5만원짜리가 9장, 천원짜리가 1장..만원짜리는 없었습니다. 그럼 만원짜리 거스름돈이 생겼어야 되는것이 맞겠죠.

"아니에요..안낸것 같은데요."

"내셨다니까요. 내리시기만 하면 된다니까요." 거기서 지값을 확인했는지 내려서 확인했는지 명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았어요. 술이 취하면 몸이 힘들어서 빨리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만 드니까요. 몇번 그런 비슷한 대화만 오가다가 내렸습니다. 이상한 기분에 택시번호를 외운다고 봤지만..다음날 기억이 안난다는 함정...ㅡ.ㅡ

 

 

 

 

교활한것인지 동종전과가 있어서 5만원짜리 2장만 남긴것인지 모르지만 5만원짜리 7장이 사라졌습니다. 혹시나 흘리지 않았냐구요? 전 지갑만 가지고 다니는 경우는 거의 없고 항상 클러치백에 넣고 다니기 때문에 흘려도 그 안에 있게 되죠. 술취한 상태에서 지갑을 잠깐 살펴봤는데 5만원짜리가 있기에 그냥 집으로 가서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없어졌더군요.

 

TV나 주변 사람들이 택시에서 무언가를 잃어버리던가. 특히 스마트폰이겠죠. 돌려주지 않던가 돌려받기 위해서는 왕복비용보다 훨씬 많은 돈을 지불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특정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모두 매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면 그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미지가 굳혀지게 되죠. 분명히 그들도 알겁니다. 누가 그런짓을 해서 부정한 돈을 버는지 알지만 돈 앞에서서 그런 것은 돈을 버는 다른 방법처럼 통용될수도 있습니다.

 

이번일을 겪으면서 한국의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후진국에 머물러 있는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택시라고 하는 교통수단은 대중교통은 아니지만 일반 국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교통수단중 하나입니다. 개인소유의 물건을 많이 취득할 수 밖에 없겠죠. 사람들이 택시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저급하다고 생각하기를 바랄까요? 그렇지는 않을겁니다.

 

그 택시기사가 경제적으로 어떤 상태에 처했는지는 알수는 없지만 누군가의 백을 열고 지갑에서 돈을 가져가는 것은 분명한 범죄죠. 범죄는 어떤 것으로도 미화할수는 없죠. 이번일로 인해 택시기사들을 의심하고 나아가서는 사람을 의심하게 된다는 것은 저에게 마이너스입니다. 돈은 복구가 될 수있겠지만 사람에 대해 신뢰를 잃는 것은 그보다 더 큰 부메랑처럼 날라오게 됩니다.

 

모든 택시기사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잠을 잔사이에 돈을 가져간..싸이언스타운 앞에 택시기사..세상은 돌게 됩니다. 업은 돌려받게 마련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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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린세상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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