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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체홉의 작품 벚꽃동산에서 그려진 캐릭터들의 수는 적지 않다.

그중에서 중심에 서있지는 않았지만 변화하려는 사람과 변화하지 않은 사람 중간에서 어느쪽을 선택해야 할지 서있던 캐릭터는 바랴, 샤를로따 이바노브나, 에삐호도프, 피르스가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

 

의지할 사람이 없기에 자신만의 색깔을 만든 샤를로따 이바노브나

 

연극을 보는내내 가장 독특하면서 종잡을 수 없는 행보를 보인 인물이다. 시대가 변화했다는 것은 알았지만 라네프스까야 같이 자신만의 벽을 쌓아놓은 것도 아니고 아냐나 두냐샤처럼 남자에게 의지하는것은 스스로를 용납하지 못한다. 남자가 불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자신을 지킬 것은 자신만이 없다고 생각하고 살아간다. 골드미스의 상당수는 이런 유형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진중하지만 적극적이지 않은 바랴

 

무엇이 옳은것인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도 알고 있지만 선뜻 나서지 못한다.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며 시대를 살아가는 샤를로따 이바노브나처럼 용감(?)하지도 않다. 그렇다고 해서 능력있는 남자에게 어필할만큼 적극적이지도 않아서 항상 갈등하면서 살아간다. 벚꽃동산이 팔리고 난 후에 그녀는 울음으로 자신의 처지를 표현한다.

 

자신이 모셨던 사람의 딸인 바랴를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로빠힌 역시 이성에는 적극적이지 않다. 이때문에 슬쩍 내민 로빠힌의 손을 못잡은 바랴의 심정도 이해가 된다.

 

 

 

 

저택이라는 세상에 갇혀사는 피르스

 

벚꽃동산의 피르스를 보면 1994년에 개봉했던 쇼생크 탈출의 레드를 연상케한다.

감옥이라는 작은 커뮤니티에 완벽하게 적응해 살면서 변화를 거부했던 레드는 원치 않은 가석방에 자살까지 결심하게 된다. 피르스는 라네프스까야 부인을 모시고 그녀의 오빠인 가예프를 걱정하면서 살아간다. 농노에서 해방되었지만 그런 변화를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다. 마지막 남은 벚꽃동산의 벚꽃나무처럼 모두 떠난 저택에서 들려오는 도끼소리를 들으며 잠이 든다.

 

 

나사하나 빠진것 같은 두냐샤 바라기 에삐호도프

 

세상의 변화따윈 모른다. 지금 현재삶에 충실하고 맡여진 업무를 해결하는데 모든힘을 기울인다. 이성에게 접근하는데 있어서 허술하기 짝이 없고 여성이 보기에 매력은 떨어지는 캐릭터다. 매사에 자신넘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에삐히호도프는 두냐샤에게 외면받는다.

 

이런 캐릭터는 시종일관 진지하다.

조그마한 일에도 만족하면서 사는 소시민적인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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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린세상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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