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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을 만화로 본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사람냄새 나는 밥집이야기라고 해야 하나 밥집에서 사람이야기가 흘러나온다고 해야 하나. 심야식당의 주인인 마스터는 무척 과묵한 사람이다. 말이 없다는 것은 큰 장점이 있다. 실수가 생길 가능성이 줄어든다. 말을 많이하면 할수록 실수할 확률이 높아지고 자신에 대해 많은 약점을 보이게 된다. 


일부 오타쿠들을 위한 그런 영화를 제외하고 일본 영화는 무척이나 정적이고 사실적이다. 일본 드라마에서 조금은 과하게 표현하는 것과 달리 영화는 무척이나 사실적으로 묘사하려고 한다. 

 

 

 

 

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건 사실이다. 죽음에 직면해서 모든 것을 버리지 않는 이상 인간의 본성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 편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죽을때까지 편하게 살고 싶어한다. 돈 많은 남자의 세컨드로 살면허 편하게 살던 여자는 남자가 죽으면서 땡전한푼 못받자 그나마 편하게 살기 위해 영업사원을 꼬신다. 그러나 유산을 받을 수 있게 되자 그 남자를 아무렇지 않게 버린다. 


돈이라는 것은 다른 사람의 주머니에서 자신의 주머니로 옮겨오는 것이라 주장하는 그 여자에게서 어떻게든 돈을 벌면 되지 거기에는 어떠한 도덕도 없다는 입장이다.  돈 버는것에 있어서 올바름이라는 잣대가 없다면 법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속아서 돈을 빼앗은 사람보다 빼앗긴 사람이 바보가 되는 세상은 비정상적이다. 

 

 

일본은 확실한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빚지고 사는것을 무엇보다도 싫어하는 사람들이다. 남에게 빚지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일부 한국사람는 다르다. 돈이 없어 무전취식을 했지만 미치루는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빚을 갚으려고 한다. 

 

미치루가 열심이 일해서 모은 돈을 몰래 털어서 떠난 남자가 갑자기 심야식당을 들른다. 또 등쳐먹으려고 했지만 경찰관의 기지로 인해 그 남자의 사악한 의도는 좌절이 된다. 사기가 나쁜 이유는 돈을 빼앗아가서가 아니라 사람의 모든 의지를 꺽어버리기 때문이다. 열심이 일해도 그런 사람들이 있기에 희망이 없다고 좌절시켜버린다. 사기가 다른 어떤 범죄보다 중하게 다뤄져야 되는 이유다. 

 

 

 

 

우리가 일본처럼 잃어버린 30년을 지나쳐왔다면 한국의 경제시스템은 모두 무너졌을 것이다. 일본이 강한 이유는 느리지만 꾸준하게 기본기를 쌓아왔기 때문이다. 장인이나 고수는 한순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누가 내공을 전해주어서 한 번에 1갑자(60년)가 상승된다는 그런 허황된 이야기는 무술만화에서나 가능하다.  


잔잔하니 일본 서민들의 삶이 그대로 담겨 있는 심야식당은 절제되고 과장되지 않아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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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린세상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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