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아직은 노랗게  물든 모습을 볼 수는 없지만 신경섭고택은 시간의 무게를 가지고 그곳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무게감이 느껴지는 것은 오직 이 순간 현재뿐이라는 생각이 드는 곳입니다. 세상에는 알지 못하는 변화도 수없이 많이 있습니다.

 

사계절이 지나가면서 밤이 익고 난 후에 은행나무의 색이 황금색으로 물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우리의 관점에서는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지 못하는 것 그리고 분해되어 자연 속으로 돌아가는 것들도 있습니다. 보령의 신경섭 고택에는 은행나무뿐만이 아니라 밤나무도 적지 않게 심어져 있는 곳입니다. 

 

 

 

현재라는 시점의 무게를 잴 수 있다면 얼마나 될까요. 올해 노벨 물리학상의 영예는  우주 블랙홀 연구에 기여한 세명의 학자에 돌아갔는데 이들은 블랙홀 형태의 새로운 측면과 우리 은하 중심부의 초질량 복합체를 새롭게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아 공동 수상자가 된 것이라고 합니다.

 

 

 

 

블랙홀에서 가장 먼저 연상되는 것은 시간과 빛이기도 합니다. 인터스텔라 같은 영화에서는 블랙홀에서의 시간은 순차적으로 그려지지는 않지만 그 안에서의 변화는 아무도 모른다고 합니다.  


다시 한 주가 시작되고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끊임없이 현재의 무게를 느끼면서 시간을 보내봅니다. 충청남도 관광자원 중 최고(最高)·최고(最古)·최대(最大)·최장(最長)·유일(唯一)·특이(特異) 관광자원 55건을 추린 것으로, ‘충남으로 오시오(55)’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최대(最大) 보령의 장현리에는 가을 은행나무가 환상적으로 보이는 신경섭 고택이 있습니다.  

 


이날 현재의 무게는 딱 밤 세 개만큼의 무게였습니다. 신경섭고택에는 이미 대부분의 밤은 모두 수확을 한 듯 떨어져 있는 밤이 잘 눈에 뜨이지 않았습니다.  

 


생각이나 기억은 생각만큼 정확하지 않다고 합니다. 아주 단편적으로 기억되고 생각은 왜곡된다고 합니다. 분명해 보였지만 분명해 보이지 않으며 가을 하늘 구름처럼 화창했다가 사라집니다. 어제 분명히 화창하고 아름다운 구름을 봤는데 어느새 그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져 버렸습니다.  

 

제가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은 현재의 무게뿐이었습니다. 시간으로 평가하는 것은 과정을 중시하는 것이며 시간의 자산을 늘이는 방법은 가치를 생산하거나 생각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아름다운 것과 의미만을 찾기에도 시간이라는 자산은 너무나 부족합니다. 

 

시간과 공간의 미학이 담긴 고택은 햇빛 바랜 역사를 오롯이 담아 후손에게 고스란히 돌려주고 있었습니다. 코로나 19로 안 해 마음의 결핍도 커지고 사회적 피로도가 증가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오래되었다고 하는 고택의 시간도 우주의 관점에서 보면 찰나의 시간이겠지만  하늘·땅·사람 모두 이로운 우주의 섭리와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는 ‘삶’의 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저에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신경섭고택입니다. 

728x90
반응형
Posted by 느린세상걷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