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홉의 작품중에서 제일 무르익었다는 작품 벚꽃동산에서 가장 중요한 캐릭터는 지주였던 라네프스까야 부인과 그녀의 오빠인 가예프이다. 격변의 시대에 그 흐름을 온몸으로 거스르려고 했던 두명은 마치 안타까운 조선말의 지배계층을 보는듯한 느낌이 든다.

 

호탕하지만 연약하고 때로는 변덕이 심한 여인네 라네프스까야 부인

 

5년만에 남자에게 모두 털리고 프랑스에서 돌아온 라네프스까야는 아직도 세상의 중심에 자신이 있다고 착각한다.

써도 써도 줄지 않을 것 같은 그녀의 돈은 바닥을 드러내고 벚꽃동산과 그녀의 저택마저 경매의 위기에 처하지만 아직도 생활수준을 낮추지 못한다.

 

자신이 기준이기 때문에 어떤 사람한테고 하고 싶은 말을 퍼붓는다. 기분내키는대로 말하고 기분내키는대로 돈을 써댄다. 가난한 사람은 도와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내 사람은 제대로 못지키는 그런 여자이며 저택이 경매로 넘어가서 빈털털이가 되어도 현실감각은 제로인 인물이다.

 

우아하게 살고 싶어하고 사랑이라는 이름아래 모든 것을 써버린 여자...

 

 

 

 

나는야 젊은 오빠 가예프

 

나이가 들었지만 누군가의 시중을 받아야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오빠 가예프

큰소리를 텅텅치지만 대책이야말로 눈을 씻고봐도 찾아볼 수 없는 사람이다. 마치 허세쩌는 한량을 보는듯 하다.

지주로서 너무는 느린 시간을 살았던 가예프에게는 변화하는 시간이 너무빠르기만 하다.

 

서울에서의 삶의 속도와 지방에서의 삶의 속도가 다르듯이

지구라는 중력에서의 시간의 속도와 블랙홀 근처 별에서의 시간의 속도가 다르듯이

 

우리는 상대적인 시간의 시대에 살고 있다. 삶의 중력이라는 무게에 짓눌려 시간의 행복을 잃지 않길 바라며 

 

 

 

 

 

 

 

작 안톤 체홉 연출 심재찬
2014. 11.11 ~ 11.16
대전예술의 전당 앙상블홀
평일 19:30 / 토요일 15:00, 19:00 / 일요일 15:00
티켓 R석 3만원 S석 2만원 A석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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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모든것을 사랑하는 사람 쩡은&참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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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동산이라는 연극에서 빠져서는 안될 캐릭터가 두명있다. 연극이 조용해지기 시작할때 활력을 불어넣는 시메오노프 삐시치크와 가벼워질때 철학적인 메시지를 던져주는 인물 뜨로피모프이다. 이 두명의 캐릭터는 지금 한국의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들이다.

 

흘러가는대로..빡빡하게 사는 시메오노프 삐시치크

 

한국사회가 초저금리사회에 접어들면서 매번 뉴스에서는 가계빚을 이야기하고 있다. 시메오노프 삐시치크는 지주일까? 아닐까? 쓰던 버릇은 있어서 떵떵거리면서 살고는 싶은데 그것이 여의치 않다. 이리저리 손을 내밀며 이자갚기에 급급한 인물이다. 어찌보면 굴종적인 캐릭터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마치 약방의 감초같이 벚꽃동산에서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

 

한탕을 노리면서 부동산 투기에 올인하던 그런 세대의 베이비부머와 닮아 있다. 단돈 240루불이 없어서 라네프스까야에게 손을 내밀고..농노의 자식이었던 로빠힌에게 아무렇지 않게 굽힐줄 아는 인물이다. 옆집아저씨같기도 하고 현시대에 있어도 그렇게 살 것 같은 느낌의 사람..

 

 

 

만년대학생이자 시니컬한 철학자 뜨로피모프

 

지금 대학교를 졸업해도 취업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그런지 대학 졸업을 유예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당시 러시아는 26~27살인데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젊은이들이 넘쳐나던 시기였다. 자존심은 하늘을 찌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본가에게 몸을 굽히기는 싫다.

 

마치 제대로된 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취업을 끝까지 늦추는 한국의 젊은이들과 비슷하다. 눈을 낮추기보다 다른사람에게 어떻게 비추어질지가 더 두려운 사회에서 현실과 괴리된 이런 대학생은 끊임없이 배출될듯..

 

대학을 참 오래다녔기에 젊은 여성이 혹할만한 대화기술은 충분히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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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모든것을 사랑하는 사람 쩡은&참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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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체홉의 작품 벚꽃동산에서 그려진 캐릭터들의 수는 적지 않다.

그중에서 중심에 서있지는 않았지만 변화하려는 사람과 변화하지 않은 사람 중간에서 어느쪽을 선택해야 할지 서있던 캐릭터는 바랴, 샤를로따 이바노브나, 에삐호도프, 피르스가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

 

의지할 사람이 없기에 자신만의 색깔을 만든 샤를로따 이바노브나

 

연극을 보는내내 가장 독특하면서 종잡을 수 없는 행보를 보인 인물이다. 시대가 변화했다는 것은 알았지만 라네프스까야 같이 자신만의 벽을 쌓아놓은 것도 아니고 아냐나 두냐샤처럼 남자에게 의지하는것은 스스로를 용납하지 못한다. 남자가 불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자신을 지킬 것은 자신만이 없다고 생각하고 살아간다. 골드미스의 상당수는 이런 유형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진중하지만 적극적이지 않은 바랴

 

무엇이 옳은것인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도 알고 있지만 선뜻 나서지 못한다.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며 시대를 살아가는 샤를로따 이바노브나처럼 용감(?)하지도 않다. 그렇다고 해서 능력있는 남자에게 어필할만큼 적극적이지도 않아서 항상 갈등하면서 살아간다. 벚꽃동산이 팔리고 난 후에 그녀는 울음으로 자신의 처지를 표현한다.

 

자신이 모셨던 사람의 딸인 바랴를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로빠힌 역시 이성에는 적극적이지 않다. 이때문에 슬쩍 내민 로빠힌의 손을 못잡은 바랴의 심정도 이해가 된다.

 

 

 

 

저택이라는 세상에 갇혀사는 피르스

 

벚꽃동산의 피르스를 보면 1994년에 개봉했던 쇼생크 탈출의 레드를 연상케한다.

감옥이라는 작은 커뮤니티에 완벽하게 적응해 살면서 변화를 거부했던 레드는 원치 않은 가석방에 자살까지 결심하게 된다. 피르스는 라네프스까야 부인을 모시고 그녀의 오빠인 가예프를 걱정하면서 살아간다. 농노에서 해방되었지만 그런 변화를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다. 마지막 남은 벚꽃동산의 벚꽃나무처럼 모두 떠난 저택에서 들려오는 도끼소리를 들으며 잠이 든다.

 

 

나사하나 빠진것 같은 두냐샤 바라기 에삐호도프

 

세상의 변화따윈 모른다. 지금 현재삶에 충실하고 맡여진 업무를 해결하는데 모든힘을 기울인다. 이성에게 접근하는데 있어서 허술하기 짝이 없고 여성이 보기에 매력은 떨어지는 캐릭터다. 매사에 자신넘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에삐히호도프는 두냐샤에게 외면받는다.

 

이런 캐릭터는 시종일관 진지하다.

조그마한 일에도 만족하면서 사는 소시민적인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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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모든것을 사랑하는 사람 쩡은&참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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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캐릭터들과 사람의 색깔이 녹아있는 벚꽃동산이라는 연극이 오늘부터 대전 예술의 전당에서 시작되었다. 벚꽃동산은 시대의 변화상을 그린 안톤 체홉의 작품으로 '일그러진 일상의 코미디'라고 불려지고 있다. 이 작품을 만든 체홉의 말에 따르면 변화하는 시대에 세가지 유형에 속한다고 말하고 있다.

 

첫 번째 적극적으로 시대의 변화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사람

 

연극에서는 로빠힌, 아냐, 두나샤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워커홀릭이자 자본주의 신봉자 로빠힌

 

농노의 아들이자 라네프스까야 가문의 눈치를 보면서 자랐을 로빠힌은 농사꾼의 아들이었지만 신분상승할 기회가 있다는 것을 온 몸으로 체감한 인물이다. 라네프스까야를 도와주기 위해 벚꽃동산을 없애고 사업을 하자고 제안하지만 그녀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인생의 행복의 가치는 돈과 일뿐이 없다고 믿는 사람이다. 결국 자신의 과거를 상징했을 벚꽃동산을 9만루블이라는 돈으로 사들인 후 벚꽃나무를 없애 버린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도 그려졌던 뉴턴의 제3법칙으로 설명하자면 모든 작용에는 크기가 같고 방향이 반대인 반작용이 항상 존재한다.  로빠힌은 작용으로 벚꽃동산을 가지고 싶어했고 반작용으로 9만루블이라는 돈을 뱉어낸 것이다.

 

 

희망있는 세상으로 나아갸려 했던 아냐

 

이런 유형의 캐릭터들은 대부분 밝게 살아간다. 자신만의 벽을 만들고 그 안에서만 살아가랴 했던 라네프스까야를 어머니로 두었지만 그녀는 그다지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잘은 모르겠지만 시대가 변화했다는 것을 주변인들의 관계속에 깨닫게 된다.

 

이런 캐릭터는 초기에는 그 자리에서 생활을 유지하려는 뉴턴의 제1법칙 관성의 법칙에 영향을 받으나 만년대학생같은 뜨로피모프의 영향을 받아 패턴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새로운 세상을 뜨로피모프의 눈으로 바라보며 가속도를 받은 아냐에게 세상에 두려운 것은 없다.

 

 

 

나는 귀속됨으로 세상에 존재한다는 두냐샤

 

이런 유형의 캐릭터들은 남자에게 모두 의지하는 경향이 강하다. 초기에는 에삐호도프에게 뒤에는 야샤에게 끌리며 자신을 내맡기려고 하는 캐릭터다. 항상 밝고 귀여운 모습을 가지고 있으나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것 같은 내면의 연약함을 가지고 있다.

 

아들러의 심리학 관점으로 본다면 그녀는 다른 사람의 눈으로 자신을 끊임없이 평가하고 바라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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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모든것을 사랑하는 사람 쩡은&참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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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블로그앤미 2014.11.11 16:4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좋은 포스팅 잘 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