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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침묵으로 유명한 시인 만해 한용운의 생가가 홍성군 결성면 만해로318번길 83에 있더군요. 지나칠 수가 없어서 찾아가보았습니다. 님의 침묵이라는 시는 시를 모르는 사람도 알만큼 유명한 시입니다. 대원군의 섭정이 끝나고 6년여가 지난 1879년 홍성에서 태어난 한용운은 1905년 백담사에서 득도했다고 합니다.

 

 

 

왼편에 보이는 동상은 이곳으로 옮긴 것은 얼마 안되었다고 합니다. 지난 6월달 다른 곳에 있던 동상을 이곳에 같이 옮겨서 독립의식 고취와 한용운 생가의 의미를 되새기려고 했다고 하는데요. 제가 생각해도 이곳에 한용운 동상이 있는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1919년 3.1독립운동을 이끈 33인중 한 사람으로 독립선언서의 공약 3장을 작성하였는데 당시 독립선어서 낭독 후 체포되어 3년형을 선고받았다고 합니다. 1926년 시집 '님의 침묵'을 출간하였고 꾸준한 독립운동에 참여하다가 1944년 5월 9일 66세의 나이로 입적했습니다. 아쉽게도 조선의 독립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네요.

 

 

이곳 집에서의 일화가 전해지는데 어머니가 앞마당에 멍석에 벼를 널어놓고 잘살피라고 했지만 책에 너무 빠지는 바람에 참새들이 다 쫗아먹는것도 몰랐다고 합니다. 글을 읽고 그속에서 배움은 정신을 맑게 해주는 그런 것인가 봅니다.

 

 

 

 

제가 이곳을 갔을때는 평일이라 그런지 할머니 두분만이 뻔히 저를 바라보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사람은 한 명도 없더군요. 조용해서 좋기도 했지만 한 편으로는 살짝 아쉽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의지가 강건하고 생각하는 것이 남달랐던 만해 한용운은 민족대표 33인으로 만세운동을 주도하였다가 이후 변절하여 '중추원 참의'를 맞고 활동하는 사람과 과감히 절교하고 다시는 보지도 않고 봐도 아는체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집은 누구나 남향으로 짓는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만해 한용운은 서울에 조그마한 한옥을 지을때 남향이 조선총독부를 바라보게 될터이니 북향으로 돌려놓았다고 하네요. 그래서 여름에 덥고 겨울에는 추운 나날을 보냈을 겁니다.

 

 

적지 않은 옥중 한시를 남기기도 했는데요.

 

獄中吟

 

용山鸚鵡能言語 농산의 앵무새는 언변도 좋네그려

愧我不及彼鳥多 내 그 새에 못미치는 걸 많이 부끄러워했지

雄辯銀兮沈黙金 웅변은 은이라하지만 침묵은 금

此金賣盡自由花 이 금이라야 자유의 꽃 다 살 수 있네.

 

見櫻花有感(벚꽃을 보고 느낌이 일어)

 

昨冬雪如花 지난 겨울 꽃 같던 눈

今春花如雪 올 봄 눈 같은 꽃

雪花共非眞 눈도 꽃도 참이 아닌 점에서는 같은 것을

如何心欲裂 어찌하여 마음의 욕구 이리 찢어지는지.

 

寄學生(학생에게 부친다)

 

瓦全生爲恥 헛된 삶 이어가며 부끄러워하느니

玉碎死亦佳 충절위해 깨끗이 죽는 것이 아름답지 않은가

滿天斬荊棘 하늘 가득 가시 자르는 고통으로

長嘯月明多 길게 부르짖지만 저 덜은 많이 밝다.

 

雪夜

 

四山圍獄雪如海 감옥 둘레 사방으로 산 뿐인데 해일처럼 눈은 오고

衾寒如鐵夢如灰 무쇠처럼 찬 이불 속에서 재가 되는 꿈을 꾸며

鐵窓猶有鎖不得 철창의 쇠사슬 풀릴 기미 보이지 않는데

夜聞鐵聲何處來 심야에 어디서 쇳소리는 자꾸 들려오는지.

 

秋懷

 

十年報國劒全空 십년세월 보국하다 칼집 완전히 비고

只許一身在獄中 한 몸 다만 옥중에 있는 것이 허용되었네

捷使不來虫語急 이겼다는 기별 오지 않는데 벌레는 울어대고

數莖白髮又秋風 또다시 부는 가을 바람에 늘어나는 백발이여.

 

贈別(이별의 노래)

 

天下逢末易 하늘 아래 만나기 쉽지 않은데

獄中別亦寄 옥중에서 하는 이별 기이할 밖에

舊盟猶末冷 옛 맹세 아직 안 식었으니

莫負黃花期 국화 피면 다시금 부담 없이 보세.

 

점(石占)聲(다듬이 소리)

 

何處점(石占)聲至 어디서 나는 다듬이 소리인가

滿獄自生寒 감옥 속을 냉기로 가득 채우네

莫道天衣煖 천자의 옷 따스하다 하나 도가 아니다.

孰如徹骨寒 뼛속까지 냉기가 스며드는 것을.

 

咏燈影(등불 그림자를 보며)

 

夜冷窓如水 추운 밤 창에 물이 어리면

臥看第二燈 두 개의 등불 누워서 보게 되지

雙光不到處 두 불빛 못미치는 이 자리에 있으니

依舊槐禪僧 선승인 것 못내 부끄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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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느린세상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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